백두대간/10 우두령~황악산~추풍령

[스크랩] 백두대간 우두령~황악산~추풍령

안태수 2013. 8.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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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가 아름답게 피고 황악산과 옛길이 지나는 능선

 

장마철 계속되는 일기 불순으로 남쪽은 불볕더위, 북쪽은 장마, 일기예보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

었다. 남쪽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비 오는 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설 수도 없어 전국이 맑은 날만 기다리다

가 드디어 출발한다, 서울역에서 밤 10시 50분 출발 김천에는 다음날 새벽 1시 48분에 도착하는 무궁화 열

차를 탄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좌석이 매진된 사실도 안다. 혹시 매표소에서 좋은 행운이라도 생겼으면 하

는 심정이다, 옥천부터 좌석이다. 어디에 서서 가나 생각 중이다. 객실 내 통로, 화장실 앞,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곳. "식당차 안에 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는 물론이고 통로만 조금 남겨 놓고 바닥도 차지

하고 있다. 이제 체면이고 뭐고 없다. 진열대 앞 좁은 통로 바닥에 비집고 앉는다.

 

아침 5시는 되어야지 어둠이 걷힌다.

2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역 앞 24시간 김밥집에서 라면 시켜 놓고 1시간 동안 먹는다. 다음은 택시를 타고

찜질방으로 이동하여 사워만 하는 조건으로 입장한다. 

  

4시 30분에 찜질방 앞에서 택시와 흥정을 한다, "우두령까지 얼마?" "우두령까지 한 번도 안 가 봤는데"

요금도 모르고. 그래도 갈 수 있다며 타기를 바란다. 상세한 것은 친구와 통화해서 금방 해결한다. "어째 운

전하며 우두령도 안 가 봤어요?" 택시 1년 차라 한다. 5시쯤 우두령에 도착했다. 메다 요금 33,800원,

애초 받기로 한 30,000원 빼면 3,800원은 활인, 다시 2,000원은 팁으로, 좋게 해어진다.  

 

우두령(720m)도 두 번째 방문이다. 전번 하산길에 영동으로 가면서 아랫마을 흥덕리에서 막차를 탔고 이

번에는 김천에서 택시로 왔다. 교통, 거리, 등 접근성은 김천이 훨씬 좋다. 901번 지방도는 2차선 도로로

우두령 고개까지 수없이 구불거리며 올라온다.   

(05:30) 우두령을 출발한다.

 

황악산 5.8km

구름이 많이 낀 날씨 때문에 산속은 아직도 어둡다.

개 짖는 소리 같은 게 들리는데 여기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가? 가까이서 들리는 소리다. 내 소리

에 놀라 짓는 건가? 혹시 맞닥뜨릴 경우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기로 한다. 

 

김천시 구성면 방향으로 해는 벌써 떴을 시간인데 구름 때문에 여명처럼 보인다.

 

다래넝쿨, 억새, 잡목으로 우거진 안부를 만나면 길조심

 

안부를 벗어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멋진 오솔길이 나타난다. 

 

삼성산(985.6m)

(06:30) 지루한 잡목지대와 시름 하다 보면 사방 조망이 가능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셀프 촬영

배낭을 스틱으로 고정하고 배낭 위에 디카를 얹어 높낮이를 조절(수건 등)하여 피사체를 확인한 후 타이머

를 누르고 잽싸게 뛰어간다.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멋진 포즈 연출해 보자.   

 

여정봉(1034m)

우두령을 출발해서 삼성산 여정봉까지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나들면서 평범한 산길을 달려 온다. 지금이

장마철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나무를 비롯한 잡초들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고 벌 나비 등 벌레들도 극성스

럽다. 땀 때문에 긴소매 셔츠를 벗었더니 팔뚝은 긁힌 자국과 물린 자국으로 벌겄다.

 

백두대간 훼손지 복원사업

여정봉을 내려서면 잘 정비된 등산로를 만난다. 바람재 방향으로 우측사면은 잡초들로 무성하며 훼손된 백

두대간 구간을 정비 중이라 한다. 마치 백두대간 하는 사람이 훼손한 것처럼 들리는데 내가 보기에는 인근

에 사는 사람들이 경작지로 개간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바람재 안부까지는 급경사로 통나무를 깔아 놓

았다. 발목 조심! 

 

황악산 능선 조망

 

김천시 대항면

 

바람재(810m)

여정봉에서 내려선 능선은 넓은 구릉으로 형성된 바람재를 지나 다시 황악산으로 오름을 계속한다.

바람재!

하루종일 햇빛이 비치고 빗물을 저장하고 사방에서 부는 바람이 다 통과하는 지형이다. 산속 깊숙한 곳 사

람들의 왕래가 없어 갖은 야생화들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형제봉 1.3km

 

신성봉 갈림길/바람재 정상

바람재에서 신성봉 갈림길까지 한바탕 거친 숨을 몰아쉬고 나면 

 

형제봉, 황악산까지 별로 어려움 없이 좋은 길로 이어진다.

 

형제봉(1090m)통과

 

파란 하늘이 하늘 가득찬 것을 보니 저기가 제일 높은 곳 황악산인가 보다.

 

황악산(1111.4m)

(09:10) 황악산에 도착한다. 김천의 진산, 대간 길에 황악산은 잡목에 둘러싸인 평범한 봉우리에 불과하다.

산중에서 제일 높은 봉을 차지하고 있으니 사방 조망은 막힘이 없고 주변에 이름난 명산이 없어 홀로 고군

분투하는 형세 오늘이 토요일인데도 찾는 사람 없는 것을 보니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는 흠이 있다. 동쪽

자락에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직지사란 절이 있고 사찰 주변의 암자와 계곡은 많은 사람이

찾는 모양이다.  

  

아침식사 (김밥 1줄, 턴킨도너츠, 자두 3알, 김치, 파워레이드, 냉커피)

 

황악산 내려서면 바로 아래 헬기장이 있고

 

직지사 이정표가 하늘 높이 서 있다.

 

괘방령 진행 방향

 

전망바위에서 직지사 조망

전망바위는 지나는 길에는 수풀에 가려 보이 질 않는다. 헬기장을 좌측으로 하고 반대 방향의 숲을 끝까지

헤쳐나가면 작은 너럭바위가 절벽에 걸쳐 있다. 두번째 길에 발견한 것이다.  

 

전망바위에서 황악산, 형제봉 지나온 대간 능선 조망

 

 

황악산 같은 경우에는 일반산악회에서도 많이 찾는 산이기 때문에 백두대간 하는 팀과 일반산악회팀과의

달아 놓은 리본을 구별하기 힘드니 다음 코스로 이동할 때 항상 주의해야 한다.

사진의 이정표는 황악산에서 직지사 방향으로 약 500m 지나온 곳에 있다. 달랑 직시사만 표시되어 있어 대

간 길을 놓쳤나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황악산까지 다시 왔다. 리본이 매달린 방향으로 조금씩 내려

가 확인을 한다. 처음에 갔던 길에 확신하면서 다시 내려간다.

 

백운봉 (770m)

 

직지사 황악산 구간은 등산로와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너무 잘해놓은 것이 탈이다. 그런데 백두대간 관련 내용은 다 빠져있다. 지금 내가 대간 길을 가고 있는지

계속 의심을 한다. 젊은 학생 친구를 만났다. 어디서 출발했는지조차 모르는 친구다. 중년 부부를 만났다.

"이쪽으로 괘방령 갑니까?" "괘방령은 황악산에서 반대쪽으로 넘어갑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지. 지도

를 꺼내 같이 확인한다. 운수봉, 여시굴 옆에 있던 여자가 여시굴 이정표를 지나왔다고 하고 남자는 운수

봉 갈려다가 황악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아저씨 괘방령 가 봤어요?" 고개를 절렁 "아저씨 산에서 누가 길

물으면 아는 것만 말하세요." 김천시의 소홀한 행정 탓이다.

  

운수봉(680m)

 

여시굴

옛날 이곳에는 여우가 많이 살아 산은 여시골산, 곳곳에 여시굴. 

 

여시골산 (620m)에서 괘방령까지 갑자기 300여m 고도를 낮추니 떠밀리듯이 내려온다. 밧줄도 곳곳에 매

여 있고 통나무 계단도 놓여 있으며 나뭇가지도 붙잡는다. 곳곳에 큰물이 휩쓸고 간 흔적이 남아 정비가 시

급하다.

 

괘방령과 가성산

 

(12:30) 괘방령에 도착했다. 우두령 추풍령구간 약 30km 거리를 하루에 마치기가 힘들면 소구간으로 나눌

때 김천과 영동을 잇는 906번 지방도가 지나고 탈출이 용이한 괘방령을 기점으로 나눈다.

괘방령에는 산장 겸 쉼터가 있다. 대간 종주 시 1박을 하면서 계속 이을 수도 있다.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사이다, 콜라 외엔 아무것도 없어 물만 찬물로 갈아 담고 나왔다. 산으로 들어가서 점심 먹기로 하고 괘

방령을 출발한다.

 

김천 방향 산등성이에 괘방령 기념석 

 

괘방령 가성산 입구 (12:50)

 

소나무가 벼랑 끝으로 누워 김천, 추풍령 , 고속철도, 고속도로, 4번국도 등 멋진 경관을 선사한다. 

 

가성산(716m)

체력이 거의 다 바닥난 상태에서 괘방령에서 가성산까지 S자로 굽은 4.1km는 지옥의 구간이다. 조그마한

내림도 없이 쉼없는 오르막은 지루하기 이를 때 없고 땀을 비 오듯 흘러내리게 하고 다리에 쥐까지 나게 한

다.(15:30)     

 

장군봉(627m)

 

눌의산(743m)

(17:30) 삼성산, 여정봉, 바람재봉, 형제봉, 황악산, 백운봉, 운수봉, 여시골산, 가성산, 장군봉, 눌의산 고

만고만한 산 11개 봉을 거쳐오면서 그저 먹은 산은 하나도 없다. 같은 대간 길에 놓여 있으면서 하나의 산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산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니 오르내림이 얼마나 심했는가 짐작

이라도 했겠는가?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으니 굉장히 힘들었다. (쥐가 날려고 하면 장시간 쉬면서 마사지

할 것.)

 

괘방령에서 추풍령까지 이정표가 귀한 구간이다.

백두대간과 연관된 이정표가 아니고 추풍령에서 눌의산 정상까지 딱 한개 설치된 이정표다.

산길을 지루하게 가다가 이정표라도 만나면 반갑다. 그기에다 예쁜 이정표라면 더욱 힘이 솟는다.

길 따라가며 눈길을 주다가 모퉁이에 조금전 본 이정표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얼른 카메라를 준비하고 보

니 헛 것을 본 것이다. 조심하라는 신호!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 추풍령리

 

눌의산 등산안내도

 

(18:40) 추풍령 경부고속도로 지하 통로를 빠져나온다

옛날 도보로 다니던 시절 영남지방에서 서울로 오가던 관문 중에서 제일 번성했다던 고개. 지금도 마찬가

지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추풍령까지 오면서 사람이 사는 큰 마을로 내려서는 고개는 추풍령이 유일하다.

앞으로 또 어떤 고개가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추풍령이 김천이 아니고 영동군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런데 추풍령 사람들의 생활권은 김천이라 한

다. 19시 10분 김천 가는 시내버스 타고 김천역에서 8시 04분 서울행 새마을열차를 탄다.

공휴일 (주말) ktx, 새마을은 경로 활인 안됨.  

 

참고로 트랭글 gps에 기록된 오늘 구간 실행 내용을 요약해 보면  

우두령~추풍령 구간거리 22.8km(트랭글 gps 23.8km)를

소요시간 13시간 35분 (아침 5시 30분부터~오후 7시 5분까지)

이동시간 11시간 50분

휴식시간 1시간 45분이다.

 

 

 

                                                          2013년 7월 20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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