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5 영취산~깃대봉~육십령

[스크랩] 백두대간 백운산~영취산~육십령

안태수 2013. 6. 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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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중고개재에서 육십령까지

 

작년 12월 23일 복성이재에서 영취산까지 백두대간 코스를 산행하다가 백운산 정상 직전에서 강한 눈

바람을 만나 악전고투 하다가 백운산 정상을 포기하고 함양군 백전면 대방마을로 하산을 했다.

금년에 들어와서도 계속되는 불순한 일기 때문에 꼼짝없이 갇혀 지내다가 남원 봉화산 철쭉 소식에 안심

을 하고 작년에 마치지 못한 숙제를 마칠 겸 대간길에 나선다.

 

대간길은 아직도 전라도를 맴돌고 있다

남는 게 시간인데 급히 서두룰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이산 저산 다 보고 천천히 가도 언젠가 닿겠지

마을마다 한번씩 잠을 청해 보는 것도 그 고장 인심을 직접 당 해 보는 일 

남의 얘기 전하지 않고 내 얘기 직접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지다 

 

함양이 하룻길, 백두대간이 하룻길, 이틀이 있어야 한다. 서울서 멀리까지 여비 들이고 와서 바로 돌아

가면 비용도 만만찮게 든다. 어쩌다 한번이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지만  여생 동안 치룰 큰 행사니 촘촘

히 준비를 해야 한다. 대간길과 연결지어 명산100도 찾고 가까이 정맥 지맥이 있으면 시간 보태어 답사도

한다. 집 나서면 2~3일은 기본이다.  

 

민박집「중기민텔」(011-578-0949)

함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산리 중기마을로 가는 막차는 18시20분 출발이다.

그 시간에 맞쳐 동서울터미널에서 13시20분발 고속버스를 타고 16시 50분에 함양에 도착했다.

함양은 내가 산에 다니면서 세번째 방문이다. 두번은 하산길에 들렸기 때문에 밤중이라 영 기억이 없고

오늘은 시간도 있고 해서 터미널 주변으로 산책을 한다. 인월, 남원과 함께 뱀사골 ,백무동계곡으로 통하

는 길목이며 지리산 산행하는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곳이다.

민박에서는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 대신 주방설비는 갖추어져 있으니 조리는 가능하다고 한다.

부근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저녁을 하고 내일 아침, 점심용으로 편의점에서 김밥을 산다. 김밥 유효기간이

오늘밤 자정이라고 하지만 간수만 잘 하면 내일 점심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적막강산, 캄캄한 밤, 칠흑같은 어두움, 별들만 반짝이는 밤하늘. 맞은편 월경산으로 쏟아지는 별빛, 계곡

물소리, 바람이 지나다니는 소리, 오늘밤은 잠들기 힘들겠구나.

아침 6시 알람에 잠이 깨어 바로 떠날 준비를 한다. 주인장께서 중고개재 밑까지 차를 태워주기로 했다.

포장도로 끝나는 지점에서 중고개재 들머리 설명을 듣고 작별 인사를 나눈다.

부산에서 은퇴하고 이곳에 정착한지 10년, 우리하고 비슷한 또래처럼 보였다. "실례지만 금년에" "육땡

이니다" "그럼 나한데 한껏 밟피심다" 깜짝 놀라며 10년 정도 아래로 봤다고 한다.  

잡목이 우거진 숲을 해치고 나오니 이정표가 반갑다.

중재나 중고개재는 백두대간 복성이재~영취산 구간에서 중간 탈출로 역활을 하는 곳이다. 

 

나무의 초록 색갈 중 지금이 제일 엷다. 갓난아이 피부처럼 뽀송뽀송한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월경산과 그 아래 중기마을

 

중고개재부터 백운산 정상까지 2.5km, 계속되는 오르막 능선을 숨가쁘게 올라야 한다. 길은 내내 흙으로

덮혀 있지만 여기가 깊은 산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 듯 가끔 바위들이 모여 있다.  

 

철쭉인지 진달래인지 잎도 없이 꽃 피었으니 진달랜가?  진달래가 철쭉보다 먼저 핀다고 했는데 같은 능선

봉화산은 철쭉잔치가 끝나지 않았는가! 철쭉보다 늦게 핀 이 꽃은 암만 봐도 진달래다.

     

길 한가운데 있는 이런 큰나무는 길 안내 역활을 하니 눈여겨 봐 두어야 한다.

 

8시 능선 정상부에 올라선다.

작년 12월 23일 오후 4시 30분 무릅까지 차오르는 눈속에서 간신히 이곳까지 올라와 100m 앞 백운산

정상과 영취산 대간길을 포기하고 이정표가 가르키는 하산길을 따랐다. 

 

그 당시 눈은 강한 북풍을 타고 쏟아져 대간길은 앞조차 볼 수가 없었고 함양 백전면 대방마을 방향으로는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에 눈 덮힌 추운 겨울 날씨였다.

산행 경력이 짧아 모든 길은 처음 가는 길이다. 사전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형을 익히지만 항상 걱정이 뒤

따른다. 그같은 상황에서는 심한 생각까지도 했었다.

백전면 상연대 묵계암까지는 눈이 얼어 붙은 심한 비탈길이였다.

 

白雲山(1278.6km)

백운산은 남도 중원의 최고봉 남으로 지리산, 북으로 덕유산 중간에 위치하여 동쪽으로는 괘관산

(1251m), 서쪽으로는 장안산(1238.9m)의 호위를 받으며 백두대간을 굳건히 잇고 있는 산이다

정상에 서면 백운산이 왜 名山인지 사방으로 거침 없는 조망에 우리나라 명산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광경에 탄성을 지른다.

지리산 연봉을 하나하나 이름 불러보고 덕유산 능선은 숨어 있는 봉우리 찾아 사방으로 목을 저어본다.

장수 진산 장안산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능선에 솟은 억새까지 보여주고 함양 괘관산은 유명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동네 어른 노릇만 하고 있다. 

 

 

남쪽으로 지리산 연봉 천왕봉, 제석봉, 장터목, 촛대봉, 세석산장, 덕평봉, 형제봉, 영신봉 , 토끼봉, 삼도

봉, 반야봉, 노고단이 이렇게 잘 보일 수가 없다

 

장안산 정상이 봉우리를 감추어 어디가 정상인지 구별이 안되구나 때 이른 억새풀이 상처처럼 흉물스럽다.

 

덕유산 서봉을 장수덕유(1492m)라고도 하고 동봉은 남덕유산(1507m)이라고도 한다.

백두대간은 서봉에 올라 남덕유를 밀어내고 삿갓봉, 무룡봉으로 달려 백암봉에서 향적봉, 설천봉을 뿌리

치고 북진한다. 덕유 동봉과 서봉은 서로 마주하며 한가로이 졸고 있다.

 

월경산은 화투의 팔공산을 연상 시킨다. 보름달이 뜨면 팔월光

 

8시30분 백운산을 뒤로하고 영취산을 향하여 작은 돌들이 깔려 있는 급경사로 내려선다.

 

흙길에 정원석 처럼 놓여 있는 귀한 바위들

 

백운산~영취산 구간은 하강의 연속이다. 길도 잘 나 있어 걸음이 쉽다. 초원에서 자랄 법한 풀, 길 주변

으로 산죽, 키작은 떡갈나무.

   

가끔 키 크고 울창한 산죽이 발길을 더디게 한다.

 

백운산 1.7km, 영취산 1.7km 딱 절반 위치다.

 

이런 바위구간 만나면 빠트리지 않고 기록하는데 좌표 역확을 하기 때문이다.

 

선바위고개 영취산 400m, 무룡고개 700m, 이정표.

무룡고개는 금남호남정맥상 정상부에 있는 고개, 장계와 번암을 잇는 도로가 지난다.

  

靈鷲山(1075.6m)

9시 45분 영취산 도착 어제 저녁 편의점에서 싼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다행히 상하지는 않았다.

영취산은 장수군, 함양군 어느 소개 책자에도 없고 홈페이지에도 없다, 한동안 백두대간상의 한 봉우리로

점철되다가 백두대간을 산림청에서 관리하면서 좋은 정상석을 얻었는 모양이다.

금남호남정맥은 영취산에서 갈라져 나와 무룡고개, 장안산, 팔공산, 진안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금남

정맥으로 나누어 진다.

 

영취산 이정표 (육십령11.8km, 중치 8.2km )

 

정상에서 백운산은 눈을 치켜뜨고 봐야 하고

 

남덕유산은 고개를 쳐들고 봐야 한다.

대간 마루금이 남덕유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 것이 화연하게 보인다. 

 

장안산은 눈 높이고, 능선 끝 지점이 정상이다,

 

덕운봉/논개생가 삼거리

덕운봉 갈림길에서 민령까지는 도중에 엄청난 산죽밭을 통과해야 한다. 사람 키보다 더 큰 구간은 눈도

찌르고 베낭도 붙잡고 습한 열기도 내 뿜어 빨리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런 구간이 여럿 나오기

때문에 긴팔, 긴 바지 착용이 좋겠다.

 

산꾼들이 집단으로 매달아 논 리본 향연

    

암봉도 보고

 

산 높이가 고만고만하게 보이니깐 야산처럼 보이지만 지금 1000m 고지를 오르 내리고 있는 중이다.

 

이정표(영취산 6.5km, 육십령 6.5km)

 

크다란 바위 전망대로 쓰면 좋겠다.

 

민령이 가까워지면서 고도가 낮아지니 경사면들은 점점 완만해지고 

철쭉군락지

 

억새밭

 

구시봉/깃대봉(1014.8m)

오후 3시 구시봉에 도착했다. 지도상에 깃대봉이라 표시되어 있는데 정상석은 구시봉이라 쓰여있다

깃대 계양대가 두개 설치 해 놓고 깃대봉이라 할려고 하다가 구시봉이 심하게 반발한 모양이다. 약초케는

아저씨가 한마디로 "옛날부터 구시봉이예요" 깃대봉에는 대꾸도 없다.

 

구시봉에서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장엄한 남덕유가 우람한 자태를 펼처 보인다.

좌측으로 솟은 봉을 서봉(장수덕유)이라 하고 우측 봉을 동봉(남덕유)라 한다. 덕유산은 무주군, 장수군,

함양군, 세개군의 경계를 짓고 있는 산이다.

 

깃대봉(구시봉)약수터

참 귀한 물이다. 중치에서 육십령까지 유일한 샘이다. 목마름을 당해 본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목도 축이고 여분의 물도 채우고 고마운의 표시로 경의도 표한다.

 

육십령이 가까우니 거리 표시도 생략한다

 

오후 4시 이 옹벽을 내려서면 육십령 휴계소 주차장이다.

드디어 백두대간 중고개재 ~ 육십령 구간을 마치는 순간이다.

성삼재에서 육십령까지 백두대간길을 걸어 오면서 그동안 말로만 듣던 많은 마을을 스쳐왔다. 산수유

마을, 대간길이 통과하는 마을, 88고속도로가 대간의 맥을 잘라 논 마을, 흥부와 놀부가 살던 마을, 우리

나라 제1의 철쭉 명소, 논개의 생가, 고냉지 마을 등 더딘 걸음을 한없이 붙잡았다.  

 

六十嶺八閣亭樓(육십령 팔각정누)

 

구시봉

 

할미봉 조망

 

육십령생태계복원 현장

 

육십령

장수와 함양을 잇는 26번 국도가 지난다.

옛날에는  고갯길이 하도 험해 육십 장정이 모여야 함께 넘는다는 육십령.

지금은 육십령 터널 때문에 고개를 넘나드는 대중교통이 1일 2회로 줄어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을 준다. 육십령에서 장계까지 택시비 12,000원    

 

 

 

 

 

 

                                                         2012년 5월 13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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