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순천 조계산

[스크랩] 선암사에서 조계산 지나 송광사까지

안태수 2011. 12. 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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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세월을 포근히 안고 온 순천의 진산

 

낙안읍성에서 해를 빠트리고 버스를 기다린다.

택시가 내 앞으로 오면서 순천 가실려면 5,000원 만 내시라고 한다. 생각 할 필요도 없이 올라 탔다.

순천에 와서 밥(남도정식) 얻어 먹던 설음을 토로 하니깐 순천역 앞 흥덕식당에 내려준다. 메뉴판에는 남도정식 1인분 10,000원 (2인이상)으로 표기되어 있다. "혼잔데 정식 먹을 수 있습니까"?  "2인이상 입니다" "그럼 2인상 혼자 먹겠습니다" "그래도 안됩니다" 양심상 그렇게 팔수 없다는 뜻이다. 적당하게 백반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전라도 음식의 기본을 보는했다. 식사를 마치고 순천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선암사로 간다. 서울 보다 1.5배나 넓은 지역을 예전에는 시외버스가 감당을 하였는데 지금은 순천시로 편입되면서 시내버스가 구석구석 다니니 얼마나 편리 해 졌는가? 요금도 시내버스 요금만 내면 되고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카드도 되니... 선암사 입구 첫번째 민박집에서 내일 아침과 점심 도시락까지 포함해서 30,000원으로 정하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니 남도정식 수준 아침상이 차려져 있다. 누가 아침부터 저렇게 잘 먹는가 의아해 했는데 가 들거라고 한다. 본래 아침을 안 먹은지 오래 됐다. 점심 도시락 때문에 아침 주문을 한 건데 상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지고 하마트면 비명을 지를 뿐 했다. 찬이 16가지, 된장찌게,버섯탕, 총 18 가지다. 마른 반찬 종류는 도시락 찬으로 담고 식사를 마친 내용을 사진으로 남긴다. 주인장께 음식을 남긴 것을 백배 사죄하고 선암식당을 나왔다.  

 

 

선암사 집단시설지구

아침 이른 시간이니 사람 하나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산사의 그런 광경이다. 유명세를 톡톡히 안고 있는 곳이라 그 이유를 알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주위를 열심히 살피면서 절로 올라간다.

 

 

조계산 도립공원 안내도

조계산 산길을 하루에 다 마칠 수는 없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는 조계산 동쪽 능선 자락에 있는 선암사에서 서쪽 송광사까지 잇는 천년 불심길. 선암사→선암(큰)굴목재→보리밥집→송광굴목재→천자암(쌍향수)→운구재→송광사(8.6km) 쌍방향 코스

다. 송광굴목재가 해발 720m로 남도 산중에서는 꽤 높은 축에 들지만 능선길을 완만하게 오르기 때문에 힘은 별로 안든다고 한다. 정상코스는 선암사→대각암→행남절터→장군봉→장박골정상→연산사거리→연산봉→송광굴목재→천자암→운구재→송광사(11.7km) 쌍방향 코스다. 그 산의 최고봉에 올라서면 더 이상 힘 드릴 일은 없다는 안도감과 사방 내려다 보며 산세와 지형들이 눈에 익혀 산행하기 훨씬 수월해 지는 것이다. 나는 천자암 雙香樹(곱향나무)를 빼먹고 홍골, 토다리 .송광사 코스로 하산했다. 아는것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 했다.  

  

 

曺溪山 석주

매표소에서 절까지는 약 1km 산사로 들어가는 길은 널찍한 찻길로 옛 호젓한 산길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겐 실망감을 안겨 줄 것이다. 길가는 연등 행렬로 끝이 없다. 수능생들의 간절한 바램들이 모인 것 같구나.

 

   

昇仙橋(보물 제400호)와 降仙樓

계속 실망감을 안고 계곡과 야산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걷는다. 계곡 폭이 점차 넓어지며 물소리가 힘차게 들리는 것을 보니 승선교가 가까워 지는 모양이다. 이쯤에서 계곡으로 내려 간다. 아무렇게나 널부런진 바위들 사이로 제법 많은 양의 물이 흐른다. 드디어 보물 제400호 승선교 무지개다리가 굽은 계곡길 위에 걸쳐 있다. 아취형 다리사이로 물에 발을 하나 담근 강선루가 새악씨처럼 얼굴 내 민다. 우리나라 돌다리 중에서 명작으로 치는 이유를 한눈에 알 것 같다.  

 

 

승선교는 아래쪽의 작은 다리와 위쪽의 큰 다리 두개가 있다. 본래는 작은 다리 건너 계곡으로 넘어 갔다가 다시 큰 다리로 넘어오는 구조 였는데 찻길을 만드느라 길을 펴는 바람에 그냥 구경하는 다리로 남아 버렸다.

 

 

강선루

 

 

선운사에서 송광사 넘어 가는 길은 이름 난 명승 길이다. 선운사를 출발하여 큰굴목재, 보리밥집, 송광굴목재, 천자암, 운구재 송광사는 지명 부터 남 다르다.

 

  

삼인당 연못

강선루를 지나 우측으로 난 야트막한 산 비탈에 누가 일부러 조성 해 놓은 듯한 조그만한 연못이 나온다. 바쁘게 걷는 사람은 지나쳐 버렸다가 절을 나오는 길에 발견하고 유명한 삼인당 연못이라는 것에 놀란다. 

 

 

1시간여 동안 절 구경을 마치고 장군봉 올라 가는 등산로를 따라 산길을 오른다.

 

 

선암사에서 대각암 올라가는 중간 쯤 바위에 깊게 세겨진 고려 후기 때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대각암

 

 

시작 부터 내가 좋아하는 산죽이 터널을 지어 도열 하고 있다. 

 

 

잘게 깬 듯한 돌 조각들이 계곡에 뿌려져 있다. 가까이 절터가 있는 것을 보면 절을 짓기위해 준비 해둔 돌들이 오랜 세월에 무너져 흘러 내린 모양이다. 혹시 계곡 있는 돌들을 등으로 저 날랐는 것은 아닌지 

 

 

샘터

 

 

행남절터

 

 

장군봉 이정표

 

 

曺溪山 將軍峰(884m)

조계산은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고 부드럽고 아늑한 훍산이다. 연산봉을 주봉으로 하는 서쪽산을 송광산이라 하고 장군봉을 주봉으로 하는 동쪽산을 조계산이라 하다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조계산으로 합쳐 부르게 되었다. 동쪽 산자락에는 태고종 사찰인 선암사가 있고 서쪽 자락에서 승보사찰로 16국사를 배출한 송광사가 있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있는 동서 횡단 등산로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길이다.

 

 

장군봉 기념 촬영

 

 

연산봉으로 간다.

 

 

 865봉, 장박골정상 조망

 

 

연자봉, 천자봉 가는 부드러운 능선

 

 

장박골 정상

 

 

키 작은 떡갈나무 군락 사이로 계속 이어지는 아늑하고 포근한 산길

 

 

지루하다 싶으면 울창한 산죽 밭이 나타나고

 

 

 산 마루길 접어들면 떡갈나무와 산죽이 사이좋게 길을 트고

 

 

가다가 뒤돌아 보면 어서 가라 손짓하는 장군봉

 

 

깃대봉 넘어 순천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장박골 삼거리

 

 

키 큰 나무. 큰 바위 등이 없어 바람 피 할 곳이 없다. 날은 계속 흐리고 바람도 계속 분다. 햇빛이 나올 때 바람도 피할 곳과 마주치면 점심을 먹어야 겠다. 오후 늦게 차린 점심 상 

 

 

 나무가지 사이로 햇볕이 들어오는게 보이제...

 

 

 연자봉에서 장군봉 조망

 

 

주암호

상사댐과 주암댐은 순천, 여수, 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 하고 있다.

 

 

연산봉((851m)에서 바라본 장군봉이 있는 동쪽 능선

 

 

상사호

 

 

천자봉 중심으로 하는 서쪽 능선

 

 

 

멧돼지바위

산에 바위라곤 처음 본다. 한참 쳐다보니 멧돼지처럼 생겼다. 그러면 오늘부터 멧돼지바위로 부르겠다. 관악산 흔한 바위 이곳에다 옮겨 놓아 좋은 이름 지어 주면 산꾼들로 부터 많은 사랑도 받을 건데... 

 

 

송광굴목재(720m)

굴목재는 한자로 굽을屈 나무木 산 우뚝할峙 다. 산마루에 나무가 우거진 길이 구불구불한 굴속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계산에는 屈木峙가 3군데 있다. 큰골목재(선암굴목재), 작은굴목재, 송광굴목재 

 

 

홍골 

오늘은 산죽 밭을 원 없이 걸어 본다.

 

 

避厄洞(피아골)

첩첩산중에 물도 있어 난을 피해 숨어살기 적당한 곳 외침 땐 고관(식자)들이, 6.25 전쟁 땐 공비들의 은신처로 이용되던 곳 

 

 

토다리 삼거리에서 피아골로 해서 연산사거리로 가는 길과 홍골로 송광굴목재 가는 길로 나누어 진다.

 

 

비룡폭포

 

 

편백나무 군락지

 

 

수석정 삼거리

운구재 넘어 천자암으로 오르는 길

 

 

대나무 군락지

송광사가 가까워 진다. 울창한 대나무숲 사이로 기와 지붕이 보이기 시작 한다. 1시간여 송광사 경내를 둘러 보고 절 뒤로 있는 불일암으로 갔다. 법정스님이 다니든 길 따라 걸으니 같이 한다는 기분에 마음이 덜 떴다. 암자에 도착하니 스님의 흔적이 이곳 저곳 남아 있다.

    

 

淸凉閣

조계 계곡의 승선교와 강선루를 닮은 다리와 누각이 서 있다. 얼마만한 세월이 흘러야 보물 소리 듣겠는가... 

 

 

송광사 집단시설지구로 다 내려 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시간표를 확인 하니 차가 5시 15분에 있다 한 20분만 기다리면 된다. 길가 빈 의자에 앉아 끝 모를 생각에 젖어 본다. 산길 끝에 느끼는 편안한 마음은 세상마저 평화스럽게 보이는 모양이다.

 

 

 

 

 

 

                                                        2011년 12월 02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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