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인천 계양산

인천 계양산 박촌역~정상~징매이고개~중구봉~천마산~가정역 일주

안태수 2019. 8. 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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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밟히는 인천의 진산 계양산을 오르다


서울의 웬만한 산에 오르면 서해를 가로막고 있는 인천의 계양산을 보게 된다. 한 여름 맑은 날 푸른 숲이 이어

지는 데로 따라가 보면 북으로 김포 강화 앞바다에 닿고 남으로 시흥, 안산으로 뻗다가 다시 동으로 틀어 의왕

수원, 용인으로 질주한다. 봉우리가 모여 산이 되고 산이 모여 산맥이 되어 끝없이 국토를 잇는다. 이 산줄기가

한남정맥이다. 산을 좋아한다고 아무산이나 마구잡이 오를 수 없는 일이다. 산행지를 정할 때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 산줄기에 올라앉은 봉우리와 그 아래 계곡과 옹기종기 모여사는 마을을 동시에 찾는다면 산행의 보람이

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11:25) 인천시 계양구 박촌동 박촌역(인천 1호선)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역 수에 구간 당 2분을 곱하면 총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7호선

상도역에서 부평구청역까지 20개 역, 인천 1호선으로 환승하여 박촌역까지 6개역, 총 26개 역에 52분이 걸린

다. 여기에 전동차를 기다리는 시간, 환승시간, 출구를 빠져나가는 시간을 보태면 전체 소요시간이 된다. 1시간

10분이 걸렸다.       


계양산 전경


인천 어린이과학관

지하철 출구를 빠져나오자 말자 계양산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출발 전에 지도를 검색하여 주요 지명을 외우고

나왔기 때문에 어리바리하지 않고 익숙한 것처럼 행동한다. 마주치는 사람이 있으면 인사를 겸해 "저게 어린이

과학관입니까?" 하는 식으로 말을 건네곤 한다.   


방축동 선경빌라

동네 슈퍼 창문에 김밥 판다는 전단지가 붙었다. 김밥은 손님이 꾸준히 없으면 취급하기 힘든 음식인데 파는 것

을 보니 나름 손님이 있는 모양이다. 2,000원에 한 줄 싸서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 나왔다. 빌라 앞쪽이 계명산

등산로이다.   


(11:40) 계양산 등산로 입구

계양산도 서울 남산처럼 도시가 팽창하여 인천 시가지 중심에 섰다. 계양산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과 동네 산책

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특별히 소개할 만한 등산로가 없다. 아무데서나 산 발치를 향해 찾아들어가면 등산로

와 연결된다.      


계양산 종합 안내도

계양산 둘레길(7.29km), 인천 녹지축둘레길1코스(계양산 5.38km), 2코스(장메이고개 8.7km), 인천대간, 한

정맥이 계양산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산길이다. 오늘 산행은 녹지축둘레길 1코스 계양산 정상에서 한남점맥

을 따라 남진하여 가정역에서 끝낸다.    


지정탐방로

평범한 동에 뒷산이다. 주민들이 운동삼아 하는 산책로이다.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원주목을 박고 로프로 이었

다. 바닥에는 야자메트를 깔고 쉼터도 만들고 운동기구도 갔다 놓았다. 신나면 정자도 세운다. 오르막엔 어김없

이 데크를 놓아 남녀노소를 같은 부류로 취급한다. 이게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산 가꾸기 형태이다. 국가가 지정

한 조달품목들이라 전국의 산하가 하나같이 일색이다.   


자연탐방로


리키다소나무 구역


(11:45) 무당골 고개


그루터기 쉼터


오르막 길


사각정자


고성산 편백나무 조림지

내가 사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국립현충원 외곽 둘레길에 3년 전 한 여름에 잡목과 죽은 나무를 베어내고 편백

묘목을 심는 것을 목격했다. 과연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궁금하게 여겼는데 거짓말처럼 100%에 가깝게 살았다.

요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에 빠졌다.   


다섯 갈래길 쉼터

계양산성박물관(←), 임학약수터(←), 계양산 치유의숲(↓), 인천둘레길(→). 계양산(↑)


칡덩쿨

보기는 그럴싸한데 가까이 가면 습기를 품은 열기 그리고 날벌레들 때문에 삘리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 


계양산성 탐방로①

삼국시대 돌로 축성한 산성이다. 2,000년도에 들어와 발굴작업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8차에 걸쳐 조사 작업을

마친 상태이다. 발굴 복원한답시고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성을 쌓지 말고 발굴하는 그대로를 보존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일본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에 있는 히젠 나고야성을 방문한 적이 있다. 히데요시가 조

을 침략하기 위해 쌓은 이다. 전쟁이 끝나고 폐성 조치가 일어나 성은 허물어졌다. 우리처럼 현대에 들어와

원을 하는데 복원이라기보다 주변을 말끔히 정돈한 상태이었다.     


계양산성 탐방로②


계양산성 탐방로③


계양산성 탐방로④


계약산성 탐방로⑤


계양산의 늠늠한 모습

지리산의 한 봉우리 같다. 반야봉 같기도 하고 노고단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누가 저 산을 395m 산이라고

까?. 높은 산의 품위를 다 갖추었다.



규암이다. 석영이 주성분인 암석이다. 모래가 퇴적하여 생성된 석영사암(퇴적암)이 열과 압력에 의해 변성 작용

을 받아 규암이 된다. 


산불감시초소


서울을 향한 전망


계양구 중심 전망


김포. 파주 방향 전망


하느재 고개(무당골)


도당굿을 올리던 장소, 하늘만큼 높은 고개


신갈나무(참나무)

높은 곳 능선 같은 척박한 땅에 산다. 잎이 참나무 중에 제일 먼저 나오며 잎자루가 거의 없는 게 특색이다.


탐방로 외 출입금지 안내판


계양산 직전 헬기장


(13:15) 계양산(桂陽山 395m) 도착

정상은 100여 평 남짓 사방 삥둘러 난간을 치고 데크를 깔았다. 중계탑도 있고 통신사 기지국도 있다. 멋진 팔

각정자도 있다. 조망 천국이다. 서울 관악산, 북한산이 빤히 보인다.  


계양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계양정(桂陽亭)

올라 온 능선

하산할 능선이다. 한남정맥과 같이 간다. 징매이고개→중구봉→천마산→철마산→가정역까지.



인천항 방향


아라뱃길 김포, 파주 방면


(13:45) 인천종주길

인천을 한 바퀴 도는 트래킹 코스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남정맥의 주요 봉우리를 이어 녹

지와 연결했다. 총연장 69.3km를 10개 코스로 나누었다. 인천 시민이나 열심히 걷는 동우회에서 걷는 것을

끔 봤다. 자치단체마다 유행처럼 번졌다.


원추리



헬기장


긴 나무계단 구간


바윗길


한남정맥 안내도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하여 한강 이남 경기 서해안 지역을 가로질러 김포 문수산을 마지막 봉우리로 하

여 보구곶에서 끝나는 장장 178km 산줄기이다. 그사이 내가 오른 산은 칠장산, 형제봉, 광교산, 백운산, 슬기

봉, 수암봉, 천마산, 중구봉, 계양산이다.


중심성터(衆心城址)

衆(무리 중), 心(마음 심), 城이름이 유별나다. 구한말 징매이 고개를 전략 요충지로 활용하기 위해 성을 쌓는

조정이 재정이 없어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탰다고 한다.     


징매이고개, 중심성터, 생태터널 위에서 

 

긴 나무계단 오르기


평의자가 놓여 있는 쉼터

인근 군 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오는 유탄 조심.


(15:05) 중구봉(276m) 도착


중구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군 부대 철조망 나란히 가는 길


길마재 쉼터


(15:25) 천마산(287.2m) 도착


새벌정

정자가 정상 상징물이다. 보잘것없는 산을 어떻게 하면 돋보이게 할까 고심한 흔적들이다. 새벌리는 효성동의

옛 지명이다. 새는 억새를, 벌은 벌판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억새밭이었다. 새벌이 샛별이 되어 효성동

이란 멋진 한자 지명으로 바뀌었다.      


천마산 이정표

다음 목적지 철마산이다. 이정표 어디에도 표기가 안 되어 있어 새사미아파트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나타나

겠지 되레 짐작하고 출발했다. 우측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데 군부대 철조망이 계속 가로막는다. 한남정맥을 이

한 것을 알았다. 다시 천마산까지 되돌아가 정상 루트를 확인해야 할 이유를 상실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산꾼의 자존심이 발동한 것이다.  


어린이 형제와 조우


말나리


난간 원주목에 로프 설치


(16:15) 효성동 천마산 입구

가정역이 목적지인데 잘 못 내려왔다. 산 줄기 하나를 바꾸어 탔기 때문이다.       


새사미아파트

동네를 빠져나와 대로로 나왔다. 가정역을 찾아나섰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 노선도도

챙겨보고 방향을 잡고 부지런히 걸었다.       


루원교

봉오대로와 경인고속도로가 겹쳐 지나가는 곳 舊경인고속도로 서인천 톨게이트가 있던 자리이다. 톨게이트를

밀어버리고 뻥 뚫린 대로를 만들었다. 한남정맥은 지하도를 횡단하여 길 건너 보이는 산줄기를 타고 빤히 보이

는 원적산으로 이어지는구나 그리고 여기가 인천시 서구 가정동이고, 산에서 내려와 신작로를 2.5km 걸어서

도착했다. 가끔 경인고속도로롤 이용할 때 생각이 났다.     


(16:50)가정역

어디든 지하철 끈을 놓지 않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버스 노선표는 노인이 보기에 글자도 작고 알아보기도 힘들

어 한참 시름하다 보면 울렁증이 생겨 잘 안 보게 된다. 인천 2호선이다. 전동차가 작았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고 마주 보고 섰으니 땀냄새가 풍겨 날까 걱정되었다. 1호선과 연결되는 주안역에 도착하여 막 플렛홈으

로 들어오는 급행으로 환승하여 노량진에서 내려 752번 버스로 집 앞에 내렸다. 나는 시간을 갑치지 않는다.

내가 있는 곳에는 늘 같은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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