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1 댓재~두타산~청옥산~이기령

백두대간 댓재~햇댓등~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봉~이기령

안태수 2014. 9. 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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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동해에 놓여 있는 海東 3峰을 지나다.

 

동해를 끼고 가는 백두대간은 북으로 설악산과 남으로 태백산을 견줄만한 당당한 산들이 웅장하게 솟

아 있다. 東高西低 지형으로 1,300을 넘나드는 산세는 해수면에서 바로 등고를 높이기 때문에 국내 어

느 산 보다 오르기 힘이 든다. 계곡 입구에서 시작하여 정상까지 거리는 평균 7km로 왕복 14km를 당일

로 산행을 마치려면 웬만한 산꾼들도 힘겹다. 계곡에는 기암절벽과 암봉이 즐비하고 경사가 급한 계곡은

수많은 바위를 담고 있다. 천연폭포와 담과 소가 형성되어 무릉도원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백두대간 댓재(810m) 표지석과 기념 촬영

삼척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댓재를 거쳐 하장까지 가는 오후 4시 30분 차를 타기 위해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11시 30분 고속버스를 탄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그리고 보면 서울 기점으로 4시간 전후하면 전

국 어디든지 다 갈 수 있다. 버스는 영동고속도로 강릉에서 내려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는 옥계, 동해, 삼척

까지는 단숨에 다다른다. 요즘 유행하는 행정기관 통폐합 지역으로 적합한 곳이라 여겨진다. 1시간여 남는

시간을 시내 구경에 들어간다. 그동안 가끔 지나면서 바다 항구 쪽으로만 관심을 가졌지 내륙 쪽은 신경도

안 섰는데, 바다보다 더 아름다운 시가지 모습에 갑자기 정이 든다. 관광안내소 후지코상(日本人)의 친절한

안내, 시장 과일가게 아주머니의 상혼 (산에서 먹는다고 하니 물에 씻어 준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다음

구간 때는 일찍 와서 구석구석 구경해야겠다. 

타산 등산로 입구 댓재는 삼척과 정선을 잇는 424 지방도가 지나는 고갯마루. 

 

두타산 산신각(頭陀山山神閣)

 

공룡 같기도 하고 거북이, 기러기 같기도 한 바위가 휴게소 자리에 있는 연유가 궁금했다.

어느 날 산에서 굴러떨어진 것을 수백만 원을 들여 중장비를 동원해 옮겨 놓았다고 한다.

   

댓재 휴게소 민박

(17:40) 주인아저씨가 반갑게 맞는다. 전번 하산 때 예약을 했고 그동안 몇 차례 통화를 해서 아는 사람

같다. 2층 방을 보여주면서 박원순(현 서울시장)이가 백두대간 하면서 잤던 방이라고 한다. 말이 떨어지

기 무섭게 내 관심은 몇 사람이 동행(20여 명)했으며 그 많은 사람이 어디서 잤고 숙박비는 얼마를 받았

느냐고 물어봤다. 저녁 식사시간이 좀 남아 있는 틈을 이용해 텃밭을 구경시켜준다. 셀러리, 곰취, 곤드레,

들깨, 오미자, 호박 등 고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식물들이 다음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백두대간 산 길.        

 

(05:40) 댓재 포토존

댓재 정상은 잔디공원도 있고 주차장도 넓고 휴게소도 있어 공원처럼 느껴진다. 동해 일출 명소로 알려져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한다.    

 

댓재 옛길과 만나다.

댓재에서 삽당령까지 약 50km 거리를 2박 3일에 걸쳐 나누어 하기로 하고 준비를 해왔다.

안내서는 첫 구간인 댓재 백복령 구간은 백두대간에서 제일 긴 코스(28.66km)로 두 구간으로 나누어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나누는 지점은 설명하지 않고 야영지점만 소개한다. 휴게소 주인과 상의한 결

과 이기령에서 끊고 이기동 마을로 하산(약 3km/1시간 소요)했다가 일기예보를 확인한 후 다음 일정을 정

하기로 한다. 장기 일기예보는 산행 예정 둘째 셋째 날은 약간의 비였는데 산행 전날 일기예보는 20mm에

비 올 확률 70%다. 이 정도면 무조건 귀가 조처다.   

 

(06:00) 햇댓등(963m)

산신각 뒤 잘 다듬어진 경사면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첫 번째 만나는 봉우리가 햇댓등이다.

해를 가장 먼저 맞는다는 의미를 가진 봉우리다.

 

멀리 두타산이 보이고 전망도 수려하고 특히 노송들이 벼랑에 걸쳐 있는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다.

 

930봉

 

명품 소나무

 

명주목이서 보는 두타산은 장관이다.

 

구름이 끼었지만 바다도 보이고 동해항도 보인다.

 

1,032봉

 

명품 소나무

 

(07:45) 통골재 통과

 

1,242봉

통골재에서 1,242봉까지 1km 남짓 거리는 구간 중 처음으로 만나는 급경사 구간, 숨이 턱 밑까지 차오

르지만, 견딜만하다.  

 

한바탕 헐떡이고 나니 구릉지 같은 평지에 참나무 군락지가 펼쳐지고 

 

길게 이어지는 야생화 군락지 끄트머리는 하늘만 있다.

 

(09:10) 두타산 도착

두타산은 청옥산, 고적대와 더불어 태백산맥 동해의 중심 봉우리로 영동과 영서를 나누는 분수계 형성하며

동쪽사면으로는 무릉계곡, 오십천의 발원지가 된다.

頭陀는 불교 용어로 사전적 의미는 버린다, 닦는다, 떨어버린다, 씻는다는 뜻

 

두타산(頭陀山 1,353m) 정상석과 기념촬영

 

두타산을 내려서니 등산로는 구름 속 희미한 계단을 따라 급강하한다.

 

1,156봉

 

무릉계곡

계곡이 산을 밀어 올렸나 산이 계곡을 비졌나 아니면 동시에 생겨나서많은 세월 속 비, 바람에 시달리

며 오늘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무릉도원진작에 산봉우리는 10여 평 공터에 비석 달랑 하나 얻고

사방을 나무가 가려 땀 흘려 올라온 보람은 계곡에 비해 못하다. 그까짓 바다야 뒷산에 올라도 보이고는데

더 높이 오른다고 달라질 게 무언가? 다음 대간 길에는 무릉계곡이 먼저다.   

 

(10:30) 박달령 

 

(10:40) 문바위재

 

학등에서 무릉계곡관리사무소까지 6.7km

 

(11:25~12:00) 청옥산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는데 금방 누가 뒤 쫓아 온다.

건장한 체격이 날렵한 표범 같다. "어디서 올라왔어요?" "댓재" "몇 시에 출발했는데?" "8시 10분" 댓재에

청옥산까지 3시간 15분! 나는 낑낑대고 쉬어가면서 5시간 40분 걸렸는데, 이정표상으로는 4시간 30분

런닝 타임이다. 산에서 이런 엄청난 속도를 가진 사람을 보면 기가 죽는다. 백두대간 중이라니 놀라고 혼자

라니 더욱 놀라고 68세라니 무슨 사연이 있느냐 묻는다. "사연은 무슨 사연 죽기 전에 내 나라 기억해 두려고

그럼 새." 어르신 이(청옥산) 아래(50m) 약수터가 있는데 제가 물을 떠 올 테니깐 빈 통 있으면 주십시오. 힘

들지도 않은지 금방 갔다 온다. 靑玉山 약수로 밥 말아 먹었으니 머리나 맑았으면 좋겠다.    

청옥산(靑玉山 1,405m) 청옥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길로 누운 나무

 

잡목지대  

 

(12:35) 연칠성령

 

구절초는 高山 바위 틈사이에서 많이 본다.

 

고적대 직전 암릉구간 밧줄로 오르기

 

 

(13:20) 고적대(高積臺 1,357m) 정상석과 기념촬영

고적대는 동해시, 삼척시, 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기암과 절벽으로 봉우리이루어 암릉미가

빼어난다. 동쪽사면은 무릉계곡의 발원지  

 

의자 1개 있는 쉼터

 

고적대 삼거리 (망군대)

 

(14:45) 갈미봉(1,260m) 통과

 

갈미봉 지나면서 이기령까지 약 4km는 잡목지대로 키가 작은 떡갈나무, 싸리나무, 철쭉, 다래넝쿨이 사람

키 높이로 자라고 있어 고개를 똑바로 들 수가 없다. 머리를 숙여 허리는 굽히고 다리도 엉거주츰하게 걷다

보면 방치와 잔등에 근육통이 온다 "아이고" 신음이 절로 나온다.   

 

너덜지대

 

자작나무 군락지

 

의자 2개가 있는 쉼터

 

소나무 군락지

 

이기령 임도는 산림청관리 道路로 방화선 역할을 한다.

주변에 야영장으로 지정된 곳이 있다. 야영장을 이탈하여 야영하는 것을 금한다는 안내판도 붙어 있다.

그런데 정된 곳에서 야영한 흔적은 없고 이기령을 중심으로 사방에 쓰레기를 버리고 불을 피운 흔적을

보면 무질서하게 야영한 것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댓재와 백복령 간은 구간이 길

어 보통사람은 중간에 한번 끊어야 하는데 탈출지가 여의치 않아 야영하는 경우가 많다. 임도는 차가 충분

히 다닐 수 있어 가까운 마을지 소형차량(택시)을 통행하게 한다면 두 가지 불편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6:25) 이기령(820m) 도착

댓재에서 이기령까지 18.56km 백복령까지 남은 거리는 10.1km 해지기 전에 백복령 도착은 불가능하다.

예정대로 이기령에서 종주 산행을 마치고 이기동(250m) 마을로 하산 한다. 약 3.3km 1시간 정도 걸린다.

 

이기령 옛길은 옛날 동해 삼척 주민들이 태백산맥을 넘어 내륙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었다.

보부상이 길을 열었으면 장사치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길을 따라 오고갔을 게 아닌가?

중간 어느 쯤에 주막도 있었다고 하는데 어디인지 알길이 없다고 한다. 골자기 나이먹은 노인이 들려주는

얘기다. 

 

계곡을 만나 얼굴, 손, 수건에 물을 적시고

 

외딴 집은 현재 스님이 거처하며 사륜구동차로 오가고 있다고 한다. 

 

소나무 그늘이 넓고 깊은 것을 보니 옛 주막집이 있을 뻔한 곳

 

 

이기령에서 이기동 산불감시초소까지 3.3km 약 1시간 걸렸다.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노폭 이기령까지 길이 닦아져 있다. 어쩌면 이기령 임도와 연결 지으려는

계획이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장비로 길을 뚫어 놓았으니 주변 정비만 한다면 훌륭한 임도가 탄생한다.

이기동에서 이령까지 고도 600여 미터 차이가 나서 상당히 가파르다. 1시간여 아래만 보고 내려오니

가슴이 뒤로 젖혀 뱃가죽이 땅기고 무릎이 욱신거린다.  

 

잎새바람 (033-534-7873) 강원도 동해시 이기동 41번지. 산불감시초소 맞은 편이다.

배낭을 내리고 마루에 걸터앉아 아픈 다리를 주물이며 집 구경을 한다.

건물, 조경, 실내장식, 소품, 거기다 간판을 보니 예사롭지가 않다. 다음에 숙식을 부탁하니 환영한다고 한다.

동해 콜택시를 불러 동해로 간다. "동해, 삼척 어디가 큽니까?" "땅은 삼척이 넓고 사람은 동해가 많습니다."

둘 합치면 좋은 도시가 되겠다. 24시 찜질방에서 내려 16,830원 요금 중 잔돈을 깎아준다. 처음 있는 일이다.

목욕탕 안내에서 키를 받아 신발장에 꽂으니 들어가지를 않는다. 누가 냄새나는 등산화를 훔쳐 갈까 그냥

넣고 옷장으로 간다. 옷장 키도 들어가지 않는다. 사용 미숙인가 해서 이리저리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

비명이 다. "아저씨 안 돼요." 여탕 직원에게 떠밀려 바깥으로 나왔다.

터미널 부근에서 추어탕으로 저녁을 먹고 8시 20분 버스로 서울로 돌아온다.

 

 

 

 

 

 

 

                                                        2014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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