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한계삼거리~귀때기청~1,408봉~대승령~장수대 종주
초자 때 장수대 출발 끝청에서 어둠을 헤매다.
2009년 9월 등산에 막 입문하여 겁도 없이 설악산 서북능선을 종주한다고 장수대에서 대청봉까지 도상거리 16,3km를 새벽에 어둠을 뚫고 출발했다. 그 당시에는 고도, 경사도, 거리, 속도, 난이도란 개념이 전혀 없을 때였다. 대청봉까지 시간당 2km 속도로 휴식시간 포함해서 10시간 정도면 주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수가 되어 알고 보니 서북능선 대승령에서 한계령삼거리 구간은 국립공원 설악산 법정탐방코스 중에서 난이도가 매우 어려움이라고 검은 줄로 표기돼 있었다. 등산이 예상과 빗나가게 되면 여러 가지 차질이 온다. 특히 마실 물이 부족하게 되고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원인 제공을 되며 야간 산행을 하게 된다. 끝청에서 깜깜한 밤을 맞이하여 등산을 배운 후 처음으로 야간 산행을 하게 되었다.
설악온천장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0-5)
15시 30분 개군면 내리 산수유마을을 출발하여 서울양양고속도로 (나들목 15개소, 분기점 3개소, 터널 63개소, 휴게소 5개소) 동홍천 IC를 진입하여 길고 짧은 무수한 터널을 통과하여 17시 35분 오색 설악온천장에 도착했다. 참고로 서울양양고속도로 151,4km 중 전체 터널 수가 63개소인데 그것도 홍천 IC에서 양양 TG 사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온천장에 도착하니 주인장의 머리 굴리기가 시작된다. 셋이 주무실 수 있는 온돌방은 남아있는 게 하나 요금을 깎아줄 수 없으니 빨리 결정하라는 압력이다. @65,000원에 2박 130,000원 부르는 대로 지불했다.
감자바우식당 (흑돈삼겹살 200g/25,000원)
내일 빡씬 산행을 하려면 잘 먹어 두어야 한다. 흑돈삼겹살 3인분에 된장찌개 2인분 그리고 내일 점심용 주먹밥 3인분 술은 다 사양한다. 제주 흑돼지삼겹살처럼 두툼하게 잘라 씹는 맛이 오래간다. 밑반찬은 가지 수는 많았지만 ㅣ강원도식 김치가 괜찮았고 나머지는 지극히 형식적이었다. 된장찌개는 버섯을 듬뿍 넣어 주인이 자랑할 정도록 푸짐했다. 관광지에서 이만한 식사를 만나기 쉽지 않다.
(03:05) 한계령 등산로 입구 도착
감자바우식당에서 택시기사를 연결해 주어 새벽 2시 50분 한계령까지 @20,000원에 픽업해 주고 하산 후 남교리에서도 @40,000원에 픽업해 주기로 예약했다.
(03:05) 약속한 대로 택시기사는 우리를 한계령에 내려놓고 돌아갔다. 문이 잠겨있었다. 문을 지키는 사람도 없다. 순간 당황했다. 담이라도 넘자. 지체 없이 담을 넘는 순간 문이 저절로 열렸다. 손이 안쪽의 푸시보턴에 닿은 것이다. 開門이 3시 30분이라는 사실을 후에 알았다.
108계단 올라서면 설악루와
위령비가 나타난다. 북설악과 남설악의의 경계를 짓는 인제 북면과 양양 서면을 잇는 44번 국도는 군인들이 투입되어 개설한 도로로 공사중 사망한 108명 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새운 비석이다.
탐방지원센터 뒤로 마지막 관문인
(03:15) 눈에 익은 철망 통과
(04:15) 첫 이정표 (←한계령 1,0km ↔ 중청대피소 6,7km→)
휴식
(04:55) 대청봉 방향 이정표 (←한계령 1,7km ↔ 한계령삼거리 0,6km, 중청대피소 6,0km, 대청봉 6,6km→)
야간 산행 안전 길잡이 야광등
(05:20)서북능선 진입 한계령 삼거리 이정표 (←대승령 7,6km, 귀때기청 1,6km ↔ ↓ 한계령 2,3km, 대청봉 6,0km→)
(05:50) 어둠 마지막 이정표 (←한계령 2,9km ↔ 귀때기청 1,0km, 대승령 7,0km→)
(06:50) 너덜길 진입
언제 날이 밝았는지 어두운 숲을 헤치고 나오니 온 산등성이에 너덜이 깔렸다. 희긋희긋한 부분은 다 너덜이다. 귀때기청을 비롯하여 서북능선이 우리를 감싸 안고 대청까지 뻗었다. 국내 너덜지대는 황철봉이 으뜸이고 그다음이 귀때기청이 아닌가 여겨진다. 제주 오르미들 너덜의 진수를 맞보게 될 절호의 기회이다.
한 선생은 너덜에 관한 남다른 추억이 있다. 서북능선 대청~한계령 구간을 하산하며 한계령 삼거리 부근 너덜길에서 너덜 사이 구멍으로 온몸이 빠졌는데 배낭이 완충 역할을 하는 바람에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고 탈출했다. 평소에 덕을 많이 쌓은 결과라며 함께 기뻐했다.
이 선생
너덜을 너덜겅이라고도 부르며 많은 돌들이 깔려 있는 산등성이를 말한다. 귀때기청, 북설악 황철봉, 신성봉처럼 넓게 형성된 곳이 있는 반면 숲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곳도 많다. 일단 너덜지대에 들어서면 건너편 어딘가에 표식을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겨울인 경우 바위 사이의 빈틈을 눈이 덮고 있고 비가 오는 경우는 미끄러질 위험이 많으니 각별히 주의해
이 선생님과 기념촬영
너덜은 암석이 찢어지고 갈라져 산비탈에 늘려있는 바위돌을 말한다. 어떻게 해서 암석이 이렇게 됐을까? 거슬러 올라가면 중생대 말 백악기 약 6,500만 년 전 마그마가 땅속 깊은 곳에서 융기하여 지표 부근에서 굳은 암석이 압력 이 사라지고 팽창하게 되어 절리가 발달하게 된다. 신생대 지질시대의 격변기에 빙하기와 해빙기를 거듭하면서 풍화작용을 받아 생긴 절리 사이로 수분이 침투하여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부스러져 핵석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들이다 그 후 수천만 년 동안 표층이 빗물에 의해 씻겨나가면서 암괴만 남게 된 것이다.
한 선생님과 기념촬영
설악산 서북능선은 한 선생님의 버킷 리스트이다. 제주 오름 368개를 다 찾아 오르고 '오름 갈라집이' 란 책을 펴 냈고 블랙야크 150 산 답사를 마친 분이다. 한 선생님과의 인연은 2016년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에서 만나 지금까지 연을 쌓고 있다. 그런 막강한 산악인이 설악 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대승령 구간을 미답이라고 하며 이젠 나이가 들어 포기해야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귀때기청 모습
설악산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다고 으스대다가 설악 삼형제(대청, 중청, 긑청)에게 귀싸대기를 얻어맞고 돌아 앉은 산이라고도 하며 또 다른 설화는 차가운 바람이 가장 매섭게 몰아쳐 귀가 떨어져 나갈 지경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설악 전망
(07:10) 귀때기청 0,4km 남음
(07:20) 귀때기청(1578m) 도착했다. 한계령 귀때기청 구간은 국립공원 설악산 법정코스 중에 가장 나이도가 높은 검은 줄로 표기되어 있다. 그래서 1km 진행하는데 1시간을 예상했는데 1시간 20분을 초과하게 됐으니 도중에 특별히 시간 보낸 곳은 없고 나른대로 쉬지 않고 시름시름 올라왔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남교리에 해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대승령에 11시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어렵게 됐다.
귀때기청 이정표와 기념촬영
한 선생
이 선생
남설악 가리능선 전망
(07:45) 귀때기청봉을 하산하여 대승령으로 진행한다. 코스는 단조롭지만 등산로가 너덜에 오르막(38%)과 내리막(37%)이 빈번해 장애물을 넘는 형국이다.
←귀때기청봉 0,4km ↔ 대승령 5,6km →
암벽 철계단 오르기①
암벽 철계단 오르기②
설악산 구조표시목
뒤돌아 본 귀때기청 모습
남설악 점봉산 전망
남설악 가리능선 전망
서북능선 귀때기청~안산 험준한 지형 전망
요산의 힘든 하루
빗물에 의해 표토층이 씻겨 내려가고 지표에 드러난 푸석 바위는 무너지면 너덜이 된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평탄(24%)한 참나무 숲길
암벽 철계단 오르기③
바위고랑 사이 철계단 오르기④
암벽 철계단 오르기⑤
지나온 서북능선 귀때기청 전망
1408봉 오르는 철계단⑥
(10:40) 1408봉 도착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대청~마등령~황철봉~미시령~상봉~진부령~향로봉 전망
남설악 가리능선 전망
서북능선 안산 전망
고리라바위 '고리라가 먼 산을 바라보다'
고리라바위 全景
고리라바위
땅속에는 무수한 바위가 존재하며 바위에는 다양한 절리가 발달한다. 절리 속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절리 부분은 쉽게 풍화되어 떨어져 나가고 절리가 없는 부분은 암석으로 남게 된다. 표층에 풍화물질이 자연스럽게 제거되고 나면 기기묘묘한 바위가 지표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핵석이라고도 한다.
(10:55) 리지(암릉) 구간
분비나무
주목
참나무
고사목
(11:45) 벼랑끝 이정표 (←귀때기청봉 4,2km ↔ 대승령 1,8km→)
괴목
(12:30) 막다른 길 내려다 보면
철계단을 급하게 내려서면 대승령까지는 구불구불 내리막이다. 대승령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3~40대 장년 한 명이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어디 가십니까?" 헛인사가 아니고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다. "장수대요"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올라왔습니까?" "장수대요" "대승령 지나왔습니까? "조금 전에 통과했습니다" "이쪽은 귀때기청 방향인데요" 장년은 가던 길을 멈추고 멍 때린다. 대승령에는 이정표가 아래에 있어 이정표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대승령으로 되돌아가 왼쪽 직각으로 꺾어 내려가는 길이 장수대 코스입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황급히 되돌아갔다. 만약에 내가 붙잡고 가는 길을 묻지 않았다면 그 장년은 어디까지 갔을까? 우리 뒤로는 뒤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12:55) 대승령 도착
제주 오르미들과 기념촬영
이 선생
조금 전 그 장년이 대승령에서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이 선생과 만나 우리(산신령)와 만나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했다고 하며 바른길로 하산했다고 한다.
한 선생
요산의 하루
(13:50) 대승령 출발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쉬지 않고 달려왔다. 남교리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장수대로 하산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오색 식당에서 주문한 주먹밥, 마트에서 컵라면, 요산이 준비한 비니&위니 통조림, 컵라면용 생수극 끓일 조그마한 버너까지 불조심을 최대한으로 기울이고 불을 피워 물을 끓이는데 마침 남교리에서 올라왔다며 중년 한 분이 우리가 불을 피우는 것을 보고 야단을 친다. 하는 행세가 남교리 주민 같아 보였다. 우리는 할 말이 없어 묵묵히 듣기만 하고 물은 이제 펄펄 끓기 시작했다.
대승령 이정표 (←대청봉 13,6km ↔ ↓ 장수대 2,7km ↔ 남교리 탐방지원센터 8,7km→)
장수대까지 2,7km 두 시간이면 충분하게 내려간다. 1시간가량 식사와 휴식 시간을 즐기며 주변 풍광도 돌아보고 손이 잡힐 듯한 안산을 안타까워하며 지나온 귀때기청과 너덜겅은 감회에 찬 눈으로 바라봤다.
참나무 군락지 사이로 돌계단 루트
대승암터
고사목 그루터기에 배낭을 올려놓고 잠시 휴식
어린 주목 군락지
널판재 다리
지명을 몰라 장수계곡이라 불러본다. 대승폭포에 물을 공급하는 골짜기 개울 여기가 마르면 폭포에도 물이 없다.
목교
관목, 일일이 이름을 모르니 잡목, 추상적인 단풍
대승폭포 단풍
대승폭포 지킴터
대승폭포 이정표 (←대승령 1,8km ↔ 장수대 0,9km→)
대승폭포(大勝瀑布) 全景
대승폭포
우리나라 3대 폭포(금강산 구룡폭포, 개성 박연폭포) 중 하나라며 해발고도 800m 지점에 위치, 폭포높이 88m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은 장관이라고 한다. 화강암 산지에 속해 장마철이 아니면 폭포수 구경은 요원하고 암벽만 바라보게 된다. 다행히 가느다란 실폭포라도 보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요산의 하루'
소나무 숲에 가린 대승폭포 전망대
대승폭포 일원 참나무 단풍, 청송, 어린 소나무 군락
데크계단로 맞은편 가리능선 삼형제봉 전망
데크계단로에서 바라본 한계천, 한계로, 장수대 일원 단풍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계천 한계로 장수대 일원 단풍
장수대 입구 아치교
장수대 등산로 입구
(15:45)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
장수대 코스는 대승폭포가 명소이고 남교리 코스는 12 선녀탕 중 복숭아탕이 명물이다. 한 번에 두 가지를 다를 이룰 수 없는 여건 속에 남교리 12 선녀탕은 다음기회로 미룬다. 제주 오르미들 충분히 만족한다며 귀때기청 너덜의 공포에서 막 벗어난 안도의 표정이다. 무사귀환을 자축하며 예약한 인제 택시를 콜 하여 오색으로 돌아왔다. 오색탄산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등산 후 목욕은 필수 온천은 호사 요금이 올랐다. 일반 18,000원, 경로할인 13,000원, 투숙할인 10,000원, 우리는 묶고 있는 설악온천장에서 쿠폰을 10,000원에 팔고 있었다. 온천 후 그린야드호텔 한식당에서 버섯전골로 저녁을 먹고 온천장으로 돌아와 빠른 시간에 곯아떨어졌다.
2024년 11월 01일